2008년 6월 12일 목요일

캄보디아 자선 독주회의 '이면'



캄보디아 시엠립에 있는 자이바르만 7세 병원에서는 매주 토요일밤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위한 첼로독주회가 열립니다. 이 독주회는 외국인 병원장인 Dr.Beat Richner가 이런 아이들을 돕기 위해 시작하여 화제를 모았으며, 이것의 영향으로 그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존경받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이 독주회에 관한 정보는 묵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외국인 여행자의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되었는데, 평소 앙코르 유적을 돌아보며 전쟁과 내전이 몰고온 가난이란 폭풍을 이겨내기 위해 구걸을 하거나 물건을 파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비애감(정말 마음이 아팠는데) 이 컷는데, 이것을 통해 아이들을 도울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마음으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사진1] 시엠립 자이바르만 7세 병원에서 열리는 첼로 독주회 팜플렛.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대부분 서양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캄보디아의 현실에 진정으로 아파하고 눈물을 흘리는것 같아 보여 말로 형언할 수 없을 감정이 솓구쳐 올라왔지요.

자리에 앉아 10분을 기다리니, 막이 오르고 주인공 Dr.Beat Richner가 첼로를 들고 무대앞으로 올라와, 간단한 인사를 하고 바로 연주가 시작었습니다. 연주곡은 j.s Bach(바하)씨가 첼로로 만든 곡이었지만, 그만의 애절한 첼로 음색(표현이 이상하지만)으로 새롭게 표현되어 나오니, 저의 마음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첫 인상은 좋지않아 보여(얼굴엔 기름기가 철철 넘쳐흐르는 모습이라) 정말 아이들을 위해 연주하는 사람이 맞나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10분 동안 열정적으로 연주에 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의혹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곡이 끝나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그는 박수를 받으며 무대밑으로 잠시 내려와 앞줄에 있는 자리에 앉길래,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하겠지?' 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습니다.

잠시 후, 그는 무대에 빈손(?)으로 올라오더니 보여줄 것이 있다고 하며, 스텝에게 비디오를 상영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의말에 스텝들이 일사천리하게 움직여 무대가 어두워 지더니, 스크린이 내려오며 비디오상영이 시작되는데, 갑자기 중단된 무대에 저를 비롯한 모두가 당황하였습니다.

그래도, 기왕 온거 어떤건지 한번 지켜보기로 했는데, 저와 생각이 같았는지 다른 사람들도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비디오는 불쌍한 캄보디아의 아이들의 모습이 등장하면서 시작하는데, 이런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병원을 세워 헌신하고 있으나 병원이 어려워 기부를 해 달라는 내용이었는데, 여기까진 좋았으나, 중간중간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부자들을 보여주며, 여기에 기부(Donation)를 하지 않는다며 싸잡아 비난하는 장면과 PR시간도 아닌데 자신의 이력을 줄줄이 늘어놓으며 훌륭한 사람인걸 애써 보여주려(?)하는 것은 보는내내 불쾌했습니다( 1시간동안 저런것만 보여주더군요).

아무리 자선 독주회라지만, 10분 공연하고 기부를 권장하는 비디오로 1시간 50분(공연후 10분정도 보여준다면 말도 안해요)으로 떼우는 무대는, 공연을 보기위해 시간을 낸 사람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아닌가요? 물론 자선공연의 특성상 기부가 중요한건 잘 알지만, 그들도 캄보디아의 상황을 알고 참석했을 것이며, 끝난후에는 자발적으로 기부를 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서양쪽은 기부문화가 발달되어 있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기부를 할 만한 '첼로 독주회'라는 무대를 원했지만(말은 하지 않았지만), 공연시간 2시간중 1시간 50분을 비디오로 떼우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난거죠. 그렇게 독주회가 끝나고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면서, 하는말들은 욕이었습니다. (퍽..썩..-_-;; 이루 말 할 수 없음)

결론적으로 첼로 연주를 하는 10분 정도는 기부를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였으나, 비디오를 통해 Dr.Beat Richner의 가증스러운 모습을 보고 나선 그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게 조금이나마 손길이 가는 것 같아 보여 USD $1(1,000원 정도)을 기부하고, 서둘러 병원을 빠져나왔습니다. 이후엔 술을 마셨죠~기분이 영 찝찝해서......^^

관련링크 : 자이바르만 7세 병원 홈페이지

글 : Mr.DJ ( 가볼래 닷컴 : http://gavol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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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1. 음악은 순수한 것입니다..사람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것..

    현재와 같은 자본주의사회에선 어쩔 수 없이 자본과 결부될 수 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첼로 독주회라는 말과 Dr.Beat Richner의 연주회는 갭이 있네요.

    10분의 연주와 1시간 50분의 영상물 상영..

    약간 황당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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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DF_[T]aibale - 2008/06/12 01:21
    음악은 순수한것.. 정말 공감이 가는 멋진 말인데요? 헤헷..^^ 저도 음악이 없었으면 이런 힘든 세상 어찌 견디어 왔을지.. 음악은 제가 힘들땐 '희망'이란 것을 들려주었습니다.



    GDF님의 말슴처럼 지금 그것이 많이 변질되긴 했지만, 그것이 주는 감동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드리며, 자주 놀러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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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도 지난 2월 다녀온 곳입니다.

    편히 지내는 제가 미안하여 기부를 하긴 하였지만... 저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언제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토요일이 아닌 다른날(1주일에 2번하는거 같더라구요.)에는 아예 영상만 보여주더라구요....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

    그냥... 무슨 사정이 있겠지.. 하며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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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YoungBum - 2008/06/23 04:02
    어느새 2번으로 늘어났나 보네요, 이젠 아예 영상만 보여준다니.. 씁쓸하네요~ 이럼에도 불구, 첼로독주회 한다는 팜플렛을 돌리고 있다면 양심도 없는.. 정말 그날은 뒤통수 제대로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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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하하.^^ 그래도 토요일에는 아직 사람이 연주하나봐요. ^^ 너무 심려치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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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YoungBum - 2008/06/25 02:51
    연주를 해도, 10분연주라면 의미가 없을것 같네요. 그 사람의 공연을 보면서 사람을 기만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죠. 공연만 한다고 해서 가봤더니 1시간 50분 비디오 감상.-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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